속물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속물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6
M. C. 비턴, 전행선 역, 현대문학

프라실라의 지인이자 해피 원더러라는 헬스팜을 운영하는 제인에게서 자기 목숨이 위협받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해미시가 제인을 따라 헬스팜이 있는 섬으로 따라 들어간다.
사실 제목에 나오는 속물이 제인일까, 아니면 제인을 따라하는 헤더일까 궁금했다. 둘다 속물이라면 속물인데 제인은 속물이 아닌 척 하는 속물이라면, 헤더는 대놓고 속물인 인간인지라 딱히 누가 살해되고 이상하지 않겠다싶었다. 그러다가 헤더가 피해자가 되면 1) 제인인 줄 착각했다, 2) 헤더가 속물이라서, 라는 두 가지 선택지에 헛갈릴 수 있으니 헤더가 되지 않을까싶었지. 떡하니 헤더에게 제인이 자기 비옷을 건내주길래 제인이 범인이 아닐까, 자기가 살해당할 것 같다고 말해서 잠재적 피해자 위치에서 헤더에게 자기 옷을 건내주고, 헤더가 죽은 건 날 살해하려다가 착각한거다는 주장을 펼칠지도 몰라라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었는데 소설 속에서 내가 생각한 거랑 똑같은 이야기를 영화로 봤다는 이야기가 나오길래 빵 터졌다. 애거사 크리스티 여사의 소설에 나왔던 거란다. 음.. 아마 나도 봤었겠지, 제목은 기억이 안 나지만.
결국 살인이 해결되기는 하지만 해미시가 좀 바보같았다. 원래 캐릭터를 생각하면 그런식으로 사건을 해결하지 않았을텐데 말이다. 하나하나 꼼꼼하게 정보를 모으고 빈 자료까지 다 채워서 범인을 확인하는 캐릭터 아니었나? 그냥 헤더의 남편이 꼴보기 싫어서 걔가 범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식으로 계속 바보같이 굴고 있었음. 그리고 얘도 가만보면 프리실라같이 사람보는 눈이 없긴 하다. 프리실라 애인들은 살인범이나 사기꾼이었다면, 얘는 사귄 것도 아니고 애인도 아닌 애매모호하게 줄타던 애들이 다들 남편이나 약혼자나 임자있는 애들이고 말이지. 물론 솔직하게 말하지 않은 상대방의 잘못이긴하지만 프리실라랑 해미시가 이어지려면 아직 한참 남았겠다. 어쩌면 돌싱이 되어서 이어질지도 모르고 말이다.

덧붓여 별 거 아닌에 이언이란 이름이 나오길래 앞편에서 봤던 이름같아서 다시 뒤적거려봤더니 3-6편까지 다양한 성을 가진 이언이 등장한다. 심지어 5편에 이언은 두 명이나 됨. 작가님이 특별히 좋아하는 이름인지, 스코틀랜드에서 엄청 흔한 이름인지는 모르지만 좀 심하지 않나? 전편의 이언이 머리속에 남아서 자꾸 헛갈렸다.



매춘부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매춘부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5
M. C. 비턴, 문은실 역, 현대문학  

이번 책은 읽으면서 정말 화가 날 정도였다. 한 절반 정도 읽다가 "진짜 누가 번역한거야"란 말이 입 속에서 저절로 튀어나왔음. 내뱉고 보니 진짜 역자가 궁금해서 확인해봤다. 참고로 예전에 외지인의 죽음도 읽을 때 중간중간 걸리적거리는 느낌이 있었는데 같은 역자였다. 그 때보다 이번 편이 더 심한 것 같다. 읽으면서 일일이 표시해놓은 건 아니지만 이를테면 이런거다. 형용사형을 동사형처럼 쓰는 식으로 문법적으로 틀린 문장들이라던가 영어 번역투의 문장들이 많다. 영어의 도치문장을 그대로 직역해놓아서 '그는 ~했다. ~라는 식으로. 그리고 ~'처럼 쓰여진 문장이 허다하다. 이런 문장도 있었다. 정확하게 기억하는 건 아니지만 '그녀의 어머니와 같은 면'이라는 식이었는데 이게 의미상으로는 그녀에게서는 포근한 어머니같은 면이 있다는 말인데 저 문장만 보면 말 그대로 '그녀의 어머니'를 닮은 면으로 해석될 수 있지 않나? 이렇게 문장이 이상해서 쓱 읽다가 뭐가 걸린다 싶어서 다시 문장을 읽어야되는 일이 자꾸 반복되었다. 속독하는 편인데 이건 도무지 진도가 안 나가더라.

어쨌든 이번 편에서는 해미시가 로흐두에서 스트레스베인으로 전출되었다. 이것이 다 그를 싫어하는 블레어 경감의 계략. 거참 해미시가 그동안 해결한 살인사건은 지난 번 한 번 빼고는 다 자기 공으로 돌려놓고는 징하게도 미워한다. 그래서 로흐두 경찰서는 폐쇄된 상태였는데 동네에 새로 이사온 매기가 아이디어를 내어서 온 동네 사람들이 경찰서에 매일 수십건식 범죄가 일어났다고 신고하는 통에 해미시가 돌아오게 되었다. 그 매기라는 여자는 조카인 앨리스와 함께 이 동네로 이사를 왔다. 원래는 고급 콜걸로 그 바닥에서는 꽤나 알아줬던듯싶지만 젊은 놈팡이 놈에게 당해서 돈도 날리고, 살도 찐 중년 여성일 뿐이었다. 그러다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이어트와 성형의 힘으로 날씬해진 다음 과거 돈이 조금 부족했지만 사랑해서 만났다는 네 명의 남자를 불러다가 한 명과 결혼하겠다고 한다. 그리고 죽었다. 그 이후 앨리스가 재산을 상속받고 나머지 남자들은 재빨리 앨리스를 꼬시거나 돈을 빌려보려고 한다는 이야기이다. 솔직히 매기가 죽은 이후 남자들의 빠른 태세전환이 웃겼다. 그리고 성공한 건 매기가 죽기 전부터 앨리스를 꼬여내고 있던 광고업자 한 명 뿐이었다.
범인은 생각지 못 했던 사람이긴 한데 종교가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갈등과 죽음을 불러일으키는지 생각해보면 그럴 법도 하다싶었다. 광신도는 무서운 법이다.
이번 사건에서는 새로 진급한 도나티 경감이 사건을 지휘했는데 적당히 똑똑해서 해미시도 적당히 써먹고 결국 공도 조용히 자기가 가지고 간 뒤 원하던 자리로 떠나기까지 일사천리였다. 매번 블레어 경감 밑에서 이를 갈던 부하들이 도나티를 더 질색하는 꼴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블레어가 자기 자리를 지키려고 해미시한테 거래를 요청한 것 보면 이 아저씨도 그 동안 배운 게 있긴 있나보다.
해미시와 프라실라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그 잘난 프라실라의 애인은 완전 사기꾼이라 경찰에 잡혔다가 보석금 내고 나와서 도망쳤고, 프라실라 부모님한테도 사기쳤음. 그래서 재산이고 뭐고 다 팔아야할 때 해미시가 성을 호텔로 이용하라는 아이디어를 줬다. 프라실라는 해미시에 대한 생각, 그러니까 꼭 성공한 듯 보이는 사람이 대단하다는 그런 사고 방식은 바꾼 것 같은데 해미시는 프라실라에 대한 마음이 완전히 떴으니 이거 31편까지 계속 왔다갔다 어긋나는 모습만 보여주는 거 아닐까.

현모양처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4

현모양처의 죽음-해미시 맥베스 순경 시리즈 4
M. C. 비턴, 전행선 역, 현대문학  

4편-6편은 현대문학에서 독자단으로 당첨되었다! 뭔가 집에 있는 6권을 쭉 놓고 예쁘게 찍어보고 싶었는데 1권은 안 보여서 빼고 남은 걸 이리저리 찍어보다가 포기했다. 사진 잘 찍는 사람이 부럽다. 그래서 저렇게 모아놓고 보니까 예쁘다.

현모양처의 죽음에서 죽은 트릭시가 현모양처를 말하는 거겠지만 비꼬느라 현모양처라고 한 거겠지? 사람들 관계에는 항상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다. 트릭시 또한 그런 사람이었고, 그 재능을 좋은 데에 쓰면 좋겠지만 자기보다 약하고 보잘 것 없는 사람을 위해주는 척하면서 사실 자기 마음대로 힘드는 그런 비열한 인간이었다.
범인은 뭐 부인이 죽으면 항상 남편이 범인(미리니름이라 궁금하시면 드래그해주세요)이라는 걸 언젠가 다른 추리소설에서 읽었던 것 같은데 그게 딱 맞았다. 그런데 범인이 참 불쌍하다. 혼자서는 어쩔 줄 몰라서 자신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이끌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사람. 해미시 말대로 교도소에서라면 아무 생각없이 시키는대로 하면 되니까 잘 적응할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브로디 의사네도 잘 해결되어서 다행임. 그런데 블레어는 운도 좋지, 새로운 총경에게 엄청 혼났는데 결국 총경도 자기에게 네네 거리며 비위맞춰주는 블레어가 그리워져서 우야무야 넘어갔나보다. 이런 걸 필요악이라고 해야 하나요.
지난 편에서 해미시가 다른 여자와 친하게 지내는 걸 질투하는 듯 했던 프리실라는 또 다른 연인을 데리고 돌아왔다. 역시나 남자보는 눈이 없었다. 보면 결국 프리실라도 자기 위치를 생각해서 그 정도 지위가 되는 남자를 원하는 것 같다. 그런데 해미시는 현재에 무척이나 만족하는 남자이니 불만스러울 수 밖에. 결국 해미시는 자신과 프리실라 사이에 어떤 관계가 이루어질리가 없다고 인정한다. 결국 프리실라에게는 지위가 다른 게 문제이니 한쪽이 올라가던가, 내려가던가해야 이루어질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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